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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게으른 낙서질

파란 나라

2004.03.25 01:24



허겁지겁 서울로 올라오는 길이었다.
아니지, 서울로 오기 위해 택시를 타고 터미널까지 가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혜은이의 '파란 나라'라는 노래가 나왔다.

아~ 그때 내 머리 속을 퍼뜩 스치고 지나가는 기억..
중2때던가.. 극기훈련이나 뭐 그런 걸 가는 버스 안이었다.
우리 반 애들이 모두 한 차에 타고 있었고..
담임 선생이 그랬는지, 아님 누가 나와서 사회를 보고 있었는지
나와서 노래를 한 곡씩 부르고 있었다.
그때 내가 부른 노래.
바로
파.란.나라. ... ... ㅡㅡ;;;;;;;;;;;;

왜 이런 황당한 기억이 잊혀지지 않고 갑자기 떠오른 것인지..
아마도 그때 그 노래를 부를 땐 그 노래가 중학교 2학년생이 불러줄만한 노래가 아니라는 걸 몰랐던 모양이다.
후렴구의 마지막 부분에 너무나도 선명히 울려퍼지던 그 구절.
'우리 손으로 지어요, 어린이 손에 주세요, 손!'
어.린.이. ... ... ㅡㅡ;;;;;;;;;;;;;;;;

중학교 2학년때까지도 나는 어.린.이.였단 말인가...
택시 기사 아저씨는 영문도 모를텐데 갑자기 내 얼굴은 어찌나 화끈거리던지...
그때 그시절의 중학교 2학년 같은 반 친구들은 내가 부르는 '파란 나라'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으... 괴롭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