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ive Together Project

Everything changes

lazysarah 2009. 3. 26. 18:35

얼마전에 이 동네에서 빠른 곳이 유일하게 한 군데 있다고 했던 것 같다.

바로 IKEA였는데.. 일요일 오후에 가서 물건을 사고 배달을 부탁하면 그날 저녁에 바로 배달을 해주어서 깜짝 놀랐었다. 물론 배달비는 후덜덜하게 비싸지만 말이다. -_-
그런데.. 그랬던 IKEA가.. 변했다.
아직 다 못 산 물건들이 좀 있어서 한 달 쯤만에 IKEA에 다시 찾아갔었는데..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게다가 오전이었다. 그런데, 배달을 부탁했더니, 다음주에나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황당한 표정의 박군이 지난번에는 일요일날 와서 배달해달라 그래도 바로 그날 저녁에 갖다 줬는데 무슨 소리냐.. 이랬더니 배달 주문을 받고 있던 그 직원이 한다는 소리가..

"Everything changes."

이랬다.. -_-;
그리고 뒤에 한 마디 더 붙였는데.. 그래서 자기들도 싫다는 거였다.
아마도 우리처럼 따지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변경된 규정으로 인해 자기들 일하는 게 좀 더 복잡해지거나 일의 프로세스가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배달을 해달라고 하긴 했지만.. 잘만하면 우리 차에도 실을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었다.
결국 애매하게 돈을 쓴 꼴이 되고 말았다. 먼저 차에 실어보기부터 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어쨌거나 할인된 가격만큼의 배달비를 치르고 -_- 월요일날 물건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물건을 가지고 온 애들은 IKEA 직원이 아니었다.

IKEA 역시 경제위기의 여파를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배달이 지들의 핵심역량도 아니므로 (대부분의 고객은 자기 차에 실어가고 어쩌다 차에 안 들어가는 크기의 물건을 산 사람들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므로) 아웃소싱해버리면 되는 거였다.

컨테이너만한 트럭(트레일러는 아니었다.-_-)에서 짐을 내린 중동애들이 우리집 현관 안에다 물건을 놓고 나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한 한 마디 "Goed!" 후~트. -_-

그래.. 후트다.
경제위기가 모든 것을 다 바꾸고 있는 것 같다.
뉴스에서도 연일 어디어디에서 사람을 몇천명 짤랐다.. 이런 얘기만 해대고
CNN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Road to Recover'라는 타이틀로 관련 내용을 내보낸다.
미국놈들이 장난질쳐 놓은 것 때문에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CNN에서 AIG 앞에 가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보여줬었는데.. 그들이 들고 있던 피켓 중에 이런 게 있었다.
"Why we always pay?"

정작 이 난리를 만들어놓은 소수의 인간들은 언제나 그랬듯 여전히 너무나 멀쩡하고,
이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건 언제나 그랬듯 '우리'들이다..